시놉시스 :노르망디 지방의 항구도시 쉘부르. 우산 가게를 하는 홀어머니와 사는 쥬느뷔에브는 자동차 수리공인 기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의 ...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 피천득의 '인연' 중
'쉘부르의 우산' 은 60년대 신파극을 보는 듯 진부한 러브 스토리이다. 젊은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둘의 사랑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데 그것은 한장의 '입영통지서'였다. 연인은 슬폈지만 어쩔 수 없었기에 영원한 사랑을 위해 잠시동안 이별을 한다. 이별후 여자는 아기를 가졌다는 걸 알게되고 남자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그런데 전쟁의 와중에 입대한 남자는 여자에게 안부편지조차 제대로 못해주게 되고 여자는 전사하지 않았는지 불안해진다. 또한 그녀는 운영하는 가계를 파는 등 생활고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때 부유한 보석상이 등장한다. 보석상은 생활비를 지원해주고 여자의 뱃속에 자라고 있는 남자의 아이를 수용하겠다고 하며 여자에게 프러포즈한다. 여자는 군대간 연인을 생각하며 처음에 거절했으나 결국 허락한다.
몇년후, 남자가 제대하고 돌아왔으나 그는 이미 다른 사람의 부인이 된 그녀를 보고 절망한다. 남자는 배신감이 들었지만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점차 옛사랑을 잊어갔다.
그로부터 3년후,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한 벤츠가 주유소에 들어왔다. 벤츠에는 여자와 꼬마 아이가 타고 있었다. 기름을 넣기 위해 직원이 왔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마주친다. 직원은 다름아닌 예전에 여자가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였다.
"당신을 닮았군요" 라고 그녀가 말을 한다. 두 사람의 입은 많은 말을 머금고 있었고, 눈은 상대를 응시하고 있었으며, 발은 제자리에 멈췄으나 그들은 담담하게 헤어진다. 마치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처럼 ..
쉘부르의 우산은 뮤지컬 형태의 영화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가 뮤직컬처럼 노래로 진행된다. 감독인 자크 드미가 말했듯이 "노래로 불리는 대사로 이뤄진 영화" 이다. 난 이런류의 영화를 처음 접했기 때문에 초반부에는 다소 황당(?)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스토리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단순하고 진부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다. 아름다운 색채와 음악이 감성을 자극한다. 영화속 인물들의 대사는 단순히 텍스트를 발음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여자의 의상과 하얗게 눈내리는 장면에서 벽지까지 모든 화면이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미술관에 다녀온 듯, 슬픈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의 콘서트에 갔다온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