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이 애물단지라서 카드를 많이 쓴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동전이 없으면 연락도 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죠?
오늘 들려드릴 노래는 동전이 꼭 있어야만 되는 노래 김혜림의 '디디디' 입니다.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혹시 '젊음의 행진'이라고 기억하시나요? 이 프로그램에서 젊은이들을 모아서 통큰아이란 아이돌 그룹을 만들었는데 김혜림씨는 1988년에 이 통큰아이로 가수활동을 시작해서 바로 다음해인 1989년에 디디디 라는 댄스곡으로 솔로로 데뷔를 하게 됩니다.
커다란 눈에 예쁜용모 그리고 노래도 시원시원하게 잘 해서 많은 인기를 얻었고 바로 연말에 가수대상 신인상까지 거머쥐게 되었죠
한국 정보통신 역사의 한 순간을 알려 주는 노래다. 지금은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 덕분에 언제 어디에서나 즉각적인 통화가 가능하지만 전화를 걸고 상대방과 연결이 되려면 꼭 교환원을 거쳐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시외전화 회선이 얼마 안 돼서 서울에서 지방에 사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면 평균 대시기간만 2시간에 달했다고.
이런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1971년 도입한 시설이 장거리 자동 전화, DDD(Direct Distance Dialing)였다. DDD가 개통하면서 지역번호를 입력하면 교환원 없이 바로 수신자와 연결이 가능하게 됐다.
DDD 개통이 1971년인데 노래가 나온 해가 1989년이라 많이 늦은 게 아닌가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DDD 시스템이 초기에는 서울-부산 간에만 서비스 됐다. 이후 지역을 넓혀 가면서 전국으로 완전히 확대된 것이 1987년이다. 그래서 김혜림의 노래가 DDD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었다.
도입부 동전을 넣는 소리가 전화를 하는 상황을 알려 준다, 그리움을 노래하는지라 가사는 어느 정도 습기가 있지만 반주는 전기기타를 앞세운 록 스타일이라 은근히 경쾌하게 들린다.
김혜림은 이 노래 이후 '이젠 떠나가 볼까', '날 위한 이별'로 인기를 이어 갔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는 히트곡이 안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잊히게 됐다. 2007년 라틴음악을 접목한 트로트 '어쩌면 좋아'로 오랜만에 컴백한 김혜림은 나이트클럽,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중과 만나고 있다.
